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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7 09:53
[음식및기타]
삼청동에 자리잡고 있는 '치요..유메(千代..夢)'. 일본 카이세키 요리를 먹으러 간 곳이다. 카이세키(会席) 요리는 원래 연회와 같은 자리에서 먹는 요리로서 술안주 역할도 톡톡히 한다. 다도회에 등장하는 카이세키(懐石)와 발음은 같지만 한자도 전혀 다르고 내용물 또한 거의 정반대의 성격이기 때문에 요주의. (가격도 천양지차; )
유일하게 창문이 있다는 방에서.

이날 먹은 요리. 카이세키 요리의 순서에 잘 맞춰져 있었다.

기본 세팅. 식전차로는 맛챠(抹茶)를 준다. (식후차는 호지챠(ほうじ茶))
가장 먼저 나온 사키즈케(先付). 마구로 조림이었다.

매실 와인이라고 하더만. 그냥 우메슈(梅酒)잖아!

전채. 모치 두 종류와 한천으로 만든 젤리, 가볍게 졸인 소라를 날치알에 무친 것, 그리고 카라스미 등이 나왔다. 전채에 카라스미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호쾌한 느낌이야 들지만.
가장 맘에 들었던 건 오이 사이에 있는, 삶은 보리를 아카미소(赤味噌)에 버무린 것.
스이모노(吸い物). 대합을 넣어 맑게 끓였다. 나중에 니모노(煮物)에서도 느꼈지만 이 집은 국물을 잘 내는 것 같다.
생각보다 일찍 나왔던 즈케모노(漬物). 식사와 함께 나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곳의 카이세키에서는 밥으로 스시를 주었기 때문에 조금 앞으로 당겨 내놓았던 것 같다.
가운데에 있는 걸 색깔만 보고 당근이라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우엉이었다는.

사시미 4품. 마구로, 타이, 우니, 타코.
음. 일단 마구로는 너무 크고 두꺼워서 한 점밖에 못 먹었다. 우니도 다른 분께 양보.
타이랑 타코만 먹었는데, 타코는 만족스러웠지만 사실 지금 저 종류의 타이는 맛이 없는데 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사시미를 찍어 먹을 간장. 달짝지근하고 진한 향이 좋았다.
다음으로 나온 야키모노(焼き物).
니모노. 고사리와 흰 살 생선을 유바(湯葉)에 싸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유바를 먹은 건 처음. 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잠깐.

튀김 세팅. 왼쪽에 있는 건 녹차 소금이고, 오른쪽은 무 간 것.
제일 먼저 나온 사요리. 담백했다.

새우. 음. 정말 죄송한 말씀이나, 맛없었음. 그런데 이건 어쩔 수가 없는 지독히 개인적인 소감일 뿐이다. 왜냐하면 2년 전 내 생애 가장 맛있는 새우튀김을 먹었기 때문에. 그 뒤로는 어느 새우튀김을 먹든 다 그저 그렇다.

다음에도 또 새우, 그리고 표고버섯.

챠완무시. 우리식의 달걀찜. 개인적으로 유자를 넣은 건 에러라고 본다.
아카미소를 넣어 끓인 미소시루.

스시를 직접 쥐어주시러 오신 주방장님. 눈 앞에서 와사비를 바로 갈아 만드는 게 감동.
가장 먼저, 마구로.
타이.

히라메의 엔가와.
개인적으로 부탁한 다마고야키의 니기리. 이 날 가장 맛있었던 것으로 꼽겠다. 눈이 즐거웠던 것도 크다.
마지막으로 나온 디저트.

우리나라에서 카이세키를 먹어본 건 처음이라 사실 뭐라 해야 할 지 난감하긴 한데(마땅한 비교 기준이 없으니까), 전반적으로 맛이 없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썩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을 듯 싶다. 기본 재료들도 대체로 좋은 걸 쓰고, 다시도 잘 내는 등 기본기에는 충실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정체성이 모호해서 좀 안타까운 기분? 카이세키의 핵심인 계절감이 없었던 것도 크다.
글쎄. 결국 카이세키 요리 중 가장 싼 메뉴를 먹어서 만족도가 덜한 걸까, 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만서도. '그럼 다음엔 제일 비싼 메뉴를 먹어봐야지'하는 생각은 안 든다. 한국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살짝 개량된(혹은 개량화 과정에 있는) 카이세키 요리를 먹은 것 같아서, 가 이유라면 이유겠다. 큰 출혈을 감수해 가며 좋은 자리 마련해주신 분들께는 실로 죄송하지만 나는 그렇다. - -;;
덧1) 배는 끝내주게 부르다. 헉헉대면서 집에 왔으니까.
덧2) 개인적인 편향의 소산일 수밖에 없는 게, 나는 유독 일식에 까다롭다. 감안해주시면 좋겠다. ㅠㅠ
유일하게 창문이 있다는 방에서.
이날 먹은 요리. 카이세키 요리의 순서에 잘 맞춰져 있었다.
기본 세팅. 식전차로는 맛챠(抹茶)를 준다. (식후차는 호지챠(ほうじ茶))
가장 먼저 나온 사키즈케(先付). 마구로 조림이었다.
매실 와인이라고 하더만. 그냥 우메슈(梅酒)잖아!
전채. 모치 두 종류와 한천으로 만든 젤리, 가볍게 졸인 소라를 날치알에 무친 것, 그리고 카라스미 등이 나왔다. 전채에 카라스미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호쾌한 느낌이야 들지만.
가장 맘에 들었던 건 오이 사이에 있는, 삶은 보리를 아카미소(赤味噌)에 버무린 것.
스이모노(吸い物). 대합을 넣어 맑게 끓였다. 나중에 니모노(煮物)에서도 느꼈지만 이 집은 국물을 잘 내는 것 같다.
생각보다 일찍 나왔던 즈케모노(漬物). 식사와 함께 나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곳의 카이세키에서는 밥으로 스시를 주었기 때문에 조금 앞으로 당겨 내놓았던 것 같다.
가운데에 있는 걸 색깔만 보고 당근이라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우엉이었다는.
사시미 4품. 마구로, 타이, 우니, 타코.
음. 일단 마구로는 너무 크고 두꺼워서 한 점밖에 못 먹었다. 우니도 다른 분께 양보.
타이랑 타코만 먹었는데, 타코는 만족스러웠지만 사실 지금 저 종류의 타이는 맛이 없는데 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사시미를 찍어 먹을 간장. 달짝지근하고 진한 향이 좋았다.
다음으로 나온 야키모노(焼き物).
니모노. 고사리와 흰 살 생선을 유바(湯葉)에 싸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유바를 먹은 건 처음. 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잠깐.
튀김 세팅. 왼쪽에 있는 건 녹차 소금이고, 오른쪽은 무 간 것.
제일 먼저 나온 사요리. 담백했다.
새우. 음. 정말 죄송한 말씀이나, 맛없었음. 그런데 이건 어쩔 수가 없는 지독히 개인적인 소감일 뿐이다. 왜냐하면 2년 전 내 생애 가장 맛있는 새우튀김을 먹었기 때문에. 그 뒤로는 어느 새우튀김을 먹든 다 그저 그렇다.
다음에도 또 새우, 그리고 표고버섯.
챠완무시. 우리식의 달걀찜. 개인적으로 유자를 넣은 건 에러라고 본다.
아카미소를 넣어 끓인 미소시루.
스시를 직접 쥐어주시러 오신 주방장님. 눈 앞에서 와사비를 바로 갈아 만드는 게 감동.
가장 먼저, 마구로.
타이.
히라메의 엔가와.
개인적으로 부탁한 다마고야키의 니기리. 이 날 가장 맛있었던 것으로 꼽겠다. 눈이 즐거웠던 것도 크다.
마지막으로 나온 디저트.
우리나라에서 카이세키를 먹어본 건 처음이라 사실 뭐라 해야 할 지 난감하긴 한데(마땅한 비교 기준이 없으니까), 전반적으로 맛이 없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썩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을 듯 싶다. 기본 재료들도 대체로 좋은 걸 쓰고, 다시도 잘 내는 등 기본기에는 충실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정체성이 모호해서 좀 안타까운 기분? 카이세키의 핵심인 계절감이 없었던 것도 크다.
글쎄. 결국 카이세키 요리 중 가장 싼 메뉴를 먹어서 만족도가 덜한 걸까, 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만서도. '그럼 다음엔 제일 비싼 메뉴를 먹어봐야지'하는 생각은 안 든다. 한국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살짝 개량된(혹은 개량화 과정에 있는) 카이세키 요리를 먹은 것 같아서, 가 이유라면 이유겠다. 큰 출혈을 감수해 가며 좋은 자리 마련해주신 분들께는 실로 죄송하지만 나는 그렇다. - -;;
덧1) 배는 끝내주게 부르다. 헉헉대면서 집에 왔으니까.
덧2) 개인적인 편향의 소산일 수밖에 없는 게, 나는 유독 일식에 까다롭다. 감안해주시면 좋겠다.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