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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2 14:14
[책과잡담들]
출처: 교보문고
빨리 읽는 행위를 지양하고 책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기는 한데, 정작 이 책은 한 시간 정도면 떡친다. (쉽게 읽히도록 썼다는 의미도 포함) 꽤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가이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었으나, 슬로우 리딩의 예시 텍스트로 제시하고 있는 글들의 전문을 이전에 읽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 유익할지 의문이다. 해당 텍스트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슬로우 리딩 기법이 얼마나 와 닿을라는지.
그렇지만 푸코의 '성의 역사'를 읽는 방식에는 꽤 공감해서 재미있었다. 어려운 텍스트를 접할 때 나도 심심찮게 쓰는 방식이기도 하고. 소설 말고 비소설 텍스트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사실 소설보다는 인문사회과학 서적이 훨씬 더 슬로우 리딩이 필요할테니까. 여담이지만 인문학계에서 글을 써내는 방식에는 갈수록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서 텍스트를 독해하는 능력이 어느 새 일종의 선긋기를 하고 있다는 씁쓸한 감상도 든다.
마치 고등학교 때 '영문독해 비결' 류의 그런 지침서를 훑어본 느낌이기는 하나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는 게, '~하는 방법'을 담은 책 치고 실제로 도움이 될 만한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요지는 '본인의 실천'이니까. 물론 이 책은 정석이나 요령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무리로 분류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책은 천천히 공들여 읽어야 함을 다시금 환기시켜주는데다가 실제 독서에서 유용히 써먹을 수 있는 아이디어들 중 몇몇은 추천할 만 하다.
덧1) 활자로 인쇄되어 출판되었다고 해서 모두 같은 어감의 '책'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즉 슬로우 리딩을 통해 정성껏 읽어야 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적당한 속독이 오히려 어울리는 책도 있다는 소리다. 또한 자신의 독서 취향과 목적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모든 책에 슬로우 리딩 기법을 적용해 읽는 것은 비추다.
덧2) 저자의 이름은 平野 啓一郎(ひらの けいいちろう). 로마자로 표기하면 Hirano Keiichiro다. 굳이 우리말로 새겨보면 '히라노 케이이치로'. 이걸 왜 '히라노 게이치로'라고 새겨야 하는지. '케이이치로'와 '게이치로'의 차이는 꽤 크단 말이죠. 요즘 가수인 오오츠카 아이(大塚愛, Ootsuka Ai)의 경우 제대로 장음 표기해 주는 걸 보면, 기존의 외국어 표기법에 수정이 가해져야 하는 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