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에 해당되는 글 26건
2010/03/10 15:55
[책과책읽기]
1. 조금 전에 올렸던 포스트(라고 쓰기에도 민망한)의 핵심이기도 하지만, 블로고스피어가 조금씩 쇠락하고 있는 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무언가 있어 보이는 것'을 써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 아닐까 한다. 트윗이나 미투 같은 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일 테고. 자주 쓰든, 가끔 쓰든, 블로깅을 한다는 건 어쨌든 부담스러운 일이다.
2. 프로젝트를 간신히 마무리지었다. 아직 몇 가지 보완 작업들이 남아 있기는 해도 끝난 것은 끝난 것. 세상이 바뀌고, 또 대단히 홀가분해질 줄 알았더니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다. 캐우울한 감정노동자로 전락했음. 타인에게 살갑게 대하는 성격도 못 되는데, 대상을 바꾸어가며 하루에도 십수 번씩 감정을 작위적으로 표현하려니 일이 점점 고되질 수밖에. (여기만 그런 것이라기보단, 어느 회사든 다 그 나물에 그 밥이겠지만.) 허나, 내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동료 내지 상사가 없다는 건 좀 치명적인 문제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혼자서 이 일들을 해나가는 게 과연 가능할는지. (자신없음.) 적어도, 업무 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직속 상사가 있음 얼마나 좋을까. (와아, 써놓고 보니 '로또 맞게 해주세요'라고 적은 것 같은 느낌.)
3. 그렇기는 해도 야근이 주1회 정도로 줄어서 이제는 제법 시간이 난다. 하여, 슬슬 사람답게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책 몇 권을 뒤적거렸으나 『자학의 시』 말고는 모두 실패. -_-; 『정신의학의 역사』는 꽤 재미없다. 서술이 산만하기도 하고. 수업 서평감으로는 딱이겠더라만. 그리고 『동아시아 근대 이행의 세 갈래』는... 내용을 떠나서, 정말 안 읽힌다. 이 책만 그런 게 아니다. 창비의 일본어 표기는 대체 왜 그런 거지? (일본어뿐만이 아니기는 하나...) 토오꾜오, 쿄오또 등등의 표기법이 심히 거슬려서 읽을 수가 없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도 뭐 썩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창비의 저것에 비한다면...(한숨) 표기법 기준이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함. 다른 곳도 아니고 창비인 만큼 나름의 기준이 있으리란 생각은 들지만, 그럴 거면 '도꾸가와' 같은 것도 '토꾸가와'라고 했어야지. 또 만약 원어에 가까운 발음 때문인 것이라면 된소리보다 거센소리가, 차라리, 일본어 발음에 가깝단 말이야. 그러면 '오렌지'는 '어린쥐'라 쓰나? 이거야 원.
4. 『자학의 시』, 묘하게 찝찝한 만화. 1985년부터 1990년까지 연재되었던 만화이고, 아베 히로시와 나카타니 미키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단다. 백수이면서 걸핏하면 밥상을 뒤집어엎고, 날마다 술을 마시며 파친코와 마작, 경마 등에 정신이 팔려 있는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받드는 아내(가끔은 교묘히 다루기도 하지만), 유키에의 이야기다. 이 만화에 대해 딱히 할 말도 없는 것이, 뭐랄까, 만화가 아닌 진짜 '타인의 삶'에 쓸데없는 헛소리를 보태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감정의 질과 내용 모두 다르지만 영화 <타인의 삶>을 보고 난 후의 기분과 좀 닮은 것도 같다. 그 정도의 몰입이 가능한 만화. (전2권)
5. 역시. 나의 갈 길은 일본 오덕.
(추가 잡소리)
-학회 때문에 프랑스 간 곰돌, 선물 안 사오기만 해봐라. ** 남고로 되돌려보내줄 테다.
-블로그 방치 두 달째, 한RSS 구독자가 50명 가까이 줄었다. (그러면서 피드버너 수치는 거의 그대로인 게 신기함.) 구독자 님들, 면목없습니다. Orz.
2. 프로젝트를 간신히 마무리지었다. 아직 몇 가지 보완 작업들이 남아 있기는 해도 끝난 것은 끝난 것. 세상이 바뀌고, 또 대단히 홀가분해질 줄 알았더니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다. 캐우울한 감정노동자로 전락했음. 타인에게 살갑게 대하는 성격도 못 되는데, 대상을 바꾸어가며 하루에도 십수 번씩 감정을 작위적으로 표현하려니 일이 점점 고되질 수밖에. (여기만 그런 것이라기보단, 어느 회사든 다 그 나물에 그 밥이겠지만.) 허나, 내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동료 내지 상사가 없다는 건 좀 치명적인 문제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혼자서 이 일들을 해나가는 게 과연 가능할는지. (자신없음.) 적어도, 업무 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직속 상사가 있음 얼마나 좋을까. (와아, 써놓고 보니 '로또 맞게 해주세요'라고 적은 것 같은 느낌.)
3. 그렇기는 해도 야근이 주1회 정도로 줄어서 이제는 제법 시간이 난다. 하여, 슬슬 사람답게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책 몇 권을 뒤적거렸으나 『자학의 시』 말고는 모두 실패. -_-; 『정신의학의 역사』는 꽤 재미없다. 서술이 산만하기도 하고. 수업 서평감으로는 딱이겠더라만. 그리고 『동아시아 근대 이행의 세 갈래』는... 내용을 떠나서, 정말 안 읽힌다. 이 책만 그런 게 아니다. 창비의 일본어 표기는 대체 왜 그런 거지? (일본어뿐만이 아니기는 하나...) 토오꾜오, 쿄오또 등등의 표기법이 심히 거슬려서 읽을 수가 없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도 뭐 썩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창비의 저것에 비한다면...(한숨) 표기법 기준이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함. 다른 곳도 아니고 창비인 만큼 나름의 기준이 있으리란 생각은 들지만, 그럴 거면 '도꾸가와' 같은 것도 '토꾸가와'라고 했어야지. 또 만약 원어에 가까운 발음 때문인 것이라면 된소리보다 거센소리가, 차라리, 일본어 발음에 가깝단 말이야. 그러면 '오렌지'는 '어린쥐'라 쓰나? 이거야 원.
4. 『자학의 시』, 묘하게 찝찝한 만화. 1985년부터 1990년까지 연재되었던 만화이고, 아베 히로시와 나카타니 미키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단다. 백수이면서 걸핏하면 밥상을 뒤집어엎고, 날마다 술을 마시며 파친코와 마작, 경마 등에 정신이 팔려 있는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받드는 아내(가끔은 교묘히 다루기도 하지만), 유키에의 이야기다. 이 만화에 대해 딱히 할 말도 없는 것이, 뭐랄까, 만화가 아닌 진짜 '타인의 삶'에 쓸데없는 헛소리를 보태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감정의 질과 내용 모두 다르지만 영화 <타인의 삶>을 보고 난 후의 기분과 좀 닮은 것도 같다. 그 정도의 몰입이 가능한 만화. (전2권)
![]() |
자학의 시 1 - ![]() 고다 요시이에 지음, 송치민 옮김/세미콜론 |
5. 역시. 나의 갈 길은 일본 오덕.
(추가 잡소리)
-학회 때문에 프랑스 간 곰돌, 선물 안 사오기만 해봐라. ** 남고로 되돌려보내줄 테다.
-블로그 방치 두 달째, 한RSS 구독자가 50명 가까이 줄었다. (그러면서 피드버너 수치는 거의 그대로인 게 신기함.) 구독자 님들, 면목없습니다. Orz.
2009/12/30 13:22
[토양이잡담]
소설을 잘 읽으려 들지 않는 건, 거의 매번, 모종의 패배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상상력과 문장, 단어 등에서 느끼는 (질투가 섞여 있는) 패배감이기도 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타인의 세계에 가닿아야 한다는 열패감이기도 하다. 그 세계가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이라서기보다는, 그저, 내 세계가 아니어서이겠지. 결국은 의지와 관용의 문제이건만. 이러니 자의반타의반으로 히키코모리란 소리나 듣고 사는 것일 테고.
이번에 읽은, '비밀의 계절'도 그랬다. 그 시절의 미국 문화도, 그리스어나 라틴어도 모르면서 '20대 초반의 불안정함이란 다 그런 거야. 너도 모르는 거 아니잖아' 라든지 '그래, 나 역시 저런 친구가 있었던 것도 같네' 같은 수준에 지나지 않는 (저열한) 생각들을 가지고 겨우 읽어냈다.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문장과 문장을 따라가는 게 왜 이렇게 버거운지. 불쾌한 마음을 털어내기 위해 Crime Scene to Court를 펼쳐 몇 페이지 읽고 난 후 약간 나아진 걸 보면서 또 한 번 패배감이. 난, 정말, 소설이 싫어.
으아. 그래도 나름대로는 꽤 괜찮게 읽은 책이었는데, 글은 왜 이 따위야.
연말이고, 모레가 되면 문자 그대로 서른인데, 아무것도 내 이야기가 아니고, 그 무엇도 내 것이 아니다. 요즘 같아서는 그냥 복부에 C4 하나 차고 싶은 기분. 종일 끓어올랐다가 사그라들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있는대로 탈진한 상태에서 방에 틀어박혀 forensic 책 뒤적거리다가 미드를 1~2편 보고는, 그대로 잠드는 일상. 하루하루, 계속해서 무너져만 간다. 대체 얼마나 더 있어야 바닥이 보이는 걸까.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거지?
..땡빚을 내서라도 일본에 다녀와야겠다.
이번에 읽은, '비밀의 계절'도 그랬다. 그 시절의 미국 문화도, 그리스어나 라틴어도 모르면서 '20대 초반의 불안정함이란 다 그런 거야. 너도 모르는 거 아니잖아' 라든지 '그래, 나 역시 저런 친구가 있었던 것도 같네' 같은 수준에 지나지 않는 (저열한) 생각들을 가지고 겨우 읽어냈다.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문장과 문장을 따라가는 게 왜 이렇게 버거운지. 불쾌한 마음을 털어내기 위해 Crime Scene to Court를 펼쳐 몇 페이지 읽고 난 후 약간 나아진 걸 보면서 또 한 번 패배감이. 난, 정말, 소설이 싫어.
으아. 그래도 나름대로는 꽤 괜찮게 읽은 책이었는데, 글은 왜 이 따위야.
연말이고, 모레가 되면 문자 그대로 서른인데, 아무것도 내 이야기가 아니고, 그 무엇도 내 것이 아니다. 요즘 같아서는 그냥 복부에 C4 하나 차고 싶은 기분. 종일 끓어올랐다가 사그라들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있는대로 탈진한 상태에서 방에 틀어박혀 forensic 책 뒤적거리다가 미드를 1~2편 보고는, 그대로 잠드는 일상. 하루하루, 계속해서 무너져만 간다. 대체 얼마나 더 있어야 바닥이 보이는 걸까.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거지?
..땡빚을 내서라도 일본에 다녀와야겠다.
2009/10/30 10:35
[책과책읽기]
이 글은 ‘왜 그녀는 책 안 읽는 토양이'가 되었는가, 에 대한 (나름 진지한) 이야기다.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안 읽는' 상태는 아니다. (진짜다! -_-;)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 하는 일이라곤 대부분 책을 읽는 것뿐. 그러니 '책을 읽되, 글을 쓰지 않는' 토양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은 그 이유를 이야기하려는 것이고. 그래봤자 결국은 잡담이 되겠지만.
책에 대한 글은, 제 아무리 가벼운 마음으로 쓴다 한들 결국은 모종의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 싣는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그저 잡스러운 감상에 불과한 것이라 넘어가고 싶어도, 어떤 때에는 마치 칼을 휘두르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곤 했다. 내게 무슨 자격이 있어 이렇게 폭력을 쓰나 하는, 자조 어린 불편함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다. 그런데다, 번역한 책들을 잇달아 내면서부터는 더욱, 그렇게 됐다. 내가 옮긴, 내가 만들어낸 문장에 대한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란 ‘마음이 불편한 것'과는 비교하기가 어려운 수준. 때리기만 하던 입장에서 ‘맞을 일'을 걱정하게 되다 보니 자연스레 움츠러들었달까. 이런 게 바로 역지사지다. (쳇)
그리고, 며칠 전에 잠깐, 새로운 곳에서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아마도 이게 결정적인 이유가 될 듯 싶다. 왜냐하면, 새 직장이 다름 아닌 출판사이기 때문이다. 책 만드는 곳에서 일하고, 회사 업무와는 별개로 책 번역도 하면서, 책에 대한 평가를 한다, 라...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옳지 않은' 혹은 ‘해서는 안 될'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한다. 우리 출판사에서 낸 책이든 그렇지 않은 책이든, 어찌 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수 있겠는가. 어느 출판사인지 밝힐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또 직접적으로 책과 관련된 입장에 서게 되었으니, 왠지 모르게, 직업 윤리(!)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생각도 좀 들고. (덧붙여, 아주 만약의 경우이겠지만, 관계자를 블로그에서 만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_-;)
하아. 그래서 요즘은, 어찌 해야 할까를 두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중이다. 잡담만 늘어놓기는 싫은데(이제 와서 새삼스레;), 서평을 올리는 것도 내키지 않고. ‘책 블로그'라는 성격을 버릴 생각도 없고..
결론은, ‘100% 내 글'만을 써야 한다는 뭐 그런 것인가. Orz.
다 포기하고. 우리 회사에서 내는 책 이야기만 써버릴까!?
아니면 그냥 예전처럼... 쳇. 직업 윤리 따위. 중얼중얼. (분열 중...)
책에 대한 글은, 제 아무리 가벼운 마음으로 쓴다 한들 결국은 모종의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 싣는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그저 잡스러운 감상에 불과한 것이라 넘어가고 싶어도, 어떤 때에는 마치 칼을 휘두르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곤 했다. 내게 무슨 자격이 있어 이렇게 폭력을 쓰나 하는, 자조 어린 불편함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다. 그런데다, 번역한 책들을 잇달아 내면서부터는 더욱, 그렇게 됐다. 내가 옮긴, 내가 만들어낸 문장에 대한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란 ‘마음이 불편한 것'과는 비교하기가 어려운 수준. 때리기만 하던 입장에서 ‘맞을 일'을 걱정하게 되다 보니 자연스레 움츠러들었달까. 이런 게 바로 역지사지다. (쳇)
그리고, 며칠 전에 잠깐, 새로운 곳에서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아마도 이게 결정적인 이유가 될 듯 싶다. 왜냐하면, 새 직장이 다름 아닌 출판사이기 때문이다. 책 만드는 곳에서 일하고, 회사 업무와는 별개로 책 번역도 하면서, 책에 대한 평가를 한다, 라...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옳지 않은' 혹은 ‘해서는 안 될'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한다. 우리 출판사에서 낸 책이든 그렇지 않은 책이든, 어찌 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수 있겠는가. 어느 출판사인지 밝힐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또 직접적으로 책과 관련된 입장에 서게 되었으니, 왠지 모르게, 직업 윤리(!)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생각도 좀 들고. (덧붙여, 아주 만약의 경우이겠지만, 관계자를 블로그에서 만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_-;)
하아. 그래서 요즘은, 어찌 해야 할까를 두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중이다. 잡담만 늘어놓기는 싫은데(이제 와서 새삼스레;), 서평을 올리는 것도 내키지 않고. ‘책 블로그'라는 성격을 버릴 생각도 없고..
결론은, ‘100% 내 글'만을 써야 한다는 뭐 그런 것인가. Orz.
다 포기하고. 우리 회사에서 내는 책 이야기만 써버릴까!?
아니면 그냥 예전처럼... 쳇. 직업 윤리 따위. 중얼중얼. (분열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