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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요리'에 해당되는 글 2건
2008/06/05 10:19
록뽕기 힐즈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도쿄의 식당, 슌보(슘보오, 旬房)에서 먹었던 런치 세트를 소개한다. 이번 여행에서 건진 소득이라면 소득인 식당인데, 제철인 재료들을 골라 일본식으로 차려내는 곳이다. 우연히 가게 된 곳이지만 다음에 일본에 또 간다면 꼭 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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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세트 중 하나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세팅을 해줬다. 혼자였기 때문에 다이에 앉은 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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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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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로 나온 죽순조림. 죽순을 아주 연한 다시마간장에 살짝 졸인 듯한 풍미였다. 짭조름하면서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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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를 다 먹으면 한번에 차려 나온다. 정말 때깔 곱지 않나연!! 우선 눈부터 즐거워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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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 잊고 밥 사진을 따로 안 찍었는데, 밥도 맛있었음.


정중앙 접시. 주문할 때 보니 메뉴에 소고기 요리가 포함되어 있길래 일부러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종류는 못 먹는데, 다른 걸로 바꿔주실 수는 없나요'라고 했더니 다른 걸로 해드린다고 해서 나온 것. (소고기 못 먹긴...- -)

닭고기와 가지, 표고버섯을 각각 볶거나 튀긴 후 반으로 갈라 속을 파낸 가지 속에 넣고 유바를 덮어 쪄낸 것. 각각의 재료의 장점을 잘 살려 조리한데다가 유바가 입에서 살살 녹았다! (나는 이렇게 부드러운 유바가 좋다. >_<) 표고버섯도 어찌나 향긋하던지, 정신줄 놓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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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샐러드. 참치는 표면을 살짝 익힌 타다키 기법을 썼다. 그저 맛있었을 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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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구이. 정말 최고!로 맛있었다. 연근과 고구마 등을 기름기 없이 구워낸 것도 맛있었고. 삼치가 담백한 거야 다 알지만, 이렇게 부드러울 수도 있는 걸까!? 싶었다. 이런 생선구이라면 365일 삼시세끼 먹어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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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케모노. 각각 우엉과 무, 생강이다. 식사 중간중간에 개운함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한 입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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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시루. 아카미소를 썼다. 첫맛은 진하고 끝맛은 아주 약간 달콤한데, 설탕 같은 그런 느낌이 아니라 콩 자체의 단맛이라고 느껴지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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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식사를 마치고 난 후 나온 디저트.(식사고 뭐고 모조리 접시 비워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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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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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행복해!!'라고 (혼자, 속으로, 조용히) 외쳤다. 맛있는 걸 먹으면 왜 이렇게 행복할까? 살아 있어서 행복하고, 맛있는 걸 먹어서 행복하고, 이렇게 맛있는 걸 맛있다고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고, 다음에 또 오고 싶은 곳이 생겨서 행복한 토양이. (그렇지만 가고 싶다고 언제든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닌.....orz)

양은 많지도 적지도 않다. 가격은 별도의 세금까지 합하니 4,948엔. 그렇지만 비싸다는 생각 내지 돈 아깝단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요리에 쓰인 각각의 재료도 좋았고, 조리법도 좋았고, 혼자임에도 불편하지 않게 서비스해준 것도 좋았다. 음식이며 서비스며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쓴 흔적, 음식에 쏟는 정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이곳이 한국에 있다면 못해도 한 달에 한 번은 가지 않을까 싶은 그런 곳. 올해 들어 스시 효 다음으로 마음에 든 곳이다. (>_<)b

2008/05/17 09:53
삼청동에 자리잡고 있는 '치요..유메(千代..夢)'. 일본 카이세키 요리를 먹으러 간 곳이다. 카이세키(会席) 요리는 원래 연회와 같은 자리에서 먹는 요리로서 술안주 역할도 톡톡히 한다. 다도회에 등장하는 카이세키(懐石)와 발음은 같지만 한자도 전혀 다르고 내용물 또한 거의 정반대의 성격이기 때문에 요주의. (가격도 천양지차; )

유일하게 창문이 있다는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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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먹은 요리. 카이세키 요리의 순서에 잘 맞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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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세팅.  식전차로는 맛챠(抹茶)를 준다. (식후차는 호지챠(ほうじ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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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나온 사키즈케(先付). 마구로 조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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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 와인이라고 하더만. 그냥 우메슈(梅酒)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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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 모치 두 종류와 한천으로 만든 젤리, 가볍게 졸인 소라를 날치알에 무친 것, 그리고 카라스미 등이 나왔다. 전채에 카라스미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호쾌한 느낌이야 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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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맘에 들었던 건 오이 사이에 있는, 삶은 보리를 아카미소(赤味噌)에 버무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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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이모노(吸い物). 대합을 넣어 맑게 끓였다. 나중에 니모노(煮物)에서도 느꼈지만 이 집은 국물을 잘 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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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일찍 나왔던 즈케모노(漬物). 식사와 함께 나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곳의 카이세키에서는 밥으로 스시를 주었기 때문에 조금 앞으로 당겨 내놓았던 것 같다.
가운데에 있는 걸 색깔만 보고 당근이라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우엉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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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미 4품. 마구로, 타이, 우니, 타코. 
음. 일단 마구로는 너무 크고 두꺼워서 한 점밖에 못 먹었다. 우니도 다른 분께 양보.
타이랑 타코만 먹었는데, 타코는 만족스러웠지만 사실 지금 저 종류의 타이는 맛이 없는데 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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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미를 찍어 먹을 간장. 달짝지근하고 진한 향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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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나온 야키모노(焼き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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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노. 고사리와 흰 살 생선을 유바(湯葉)에 싸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유바를 먹은 건 처음. 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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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세팅. 왼쪽에 있는 건 녹차 소금이고, 오른쪽은 무 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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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나온 사요리. 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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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음. 정말 죄송한 말씀이나, 맛없었음. 그런데 이건 어쩔 수가 없는 지독히 개인적인 소감일 뿐이다. 왜냐하면 2년 전 내 생애 가장 맛있는 새우튀김을 먹었기 때문에. 그 뒤로는 어느 새우튀김을 먹든 다 그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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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도 또 새우, 그리고 표고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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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완무시. 우리식의 달걀찜. 개인적으로 유자를 넣은 건 에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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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미소를 넣어 끓인 미소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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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를 직접 쥐어주시러 오신 주방장님. 눈 앞에서 와사비를 바로 갈아 만드는 게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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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마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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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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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메의 엔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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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부탁한 다마고야키의 니기리. 이 날 가장 맛있었던 것으로 꼽겠다. 눈이 즐거웠던 것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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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나온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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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카이세키를 먹어본 건 처음이라 사실 뭐라 해야 할 지 난감하긴 한데(마땅한 비교 기준이 없으니까), 전반적으로 맛이 없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썩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을 듯 싶다. 기본 재료들도 대체로 좋은 걸 쓰고, 다시도 잘 내는 등 기본기에는 충실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정체성이 모호해서 좀 안타까운 기분? 카이세키의 핵심인 계절감이 없었던 것도 크다.

글쎄. 결국 카이세키 요리 중 가장 싼 메뉴를 먹어서 만족도가 덜한 걸까, 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만서도. '그럼 다음엔 제일 비싼 메뉴를 먹어봐야지'하는 생각은 안 든다. 한국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살짝 개량된(혹은 개량화 과정에 있는) 카이세키 요리를 먹은 것 같아서, 가 이유라면 이유겠다. 큰 출혈을 감수해 가며 좋은 자리 마련해주신 분들께는 실로 죄송하지만 나는 그렇다. - -;;

덧1) 배는 끝내주게 부르다. 헉헉대면서 집에 왔으니까.
덧2) 개인적인 편향의 소산일 수밖에 없는 게, 나는 유독 일식에 까다롭다. 감안해주시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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