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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18 [잡담] 여기는 일본. (10)

[잡담] 여기는 일본.

블로그에 들어와볼 엄두가 이제야 난다. 

2월 말, 박스 4개와 캐리어 하나 끌고 일본에 와서 지인 집에 얹혀 살며 집 구하러 돌아다니기를 한 달 정도. 그렇게 한 달 만에야 겨우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서 지난주에 드디어 이사했고, 집 정리도 얼추 되어간다. 이런저런 수속도 마쳤고, 오늘 인터넷 회선을 설치해서 오랜만에 노트북도 열었고. 대체 이게 얼마만이지. 

그간 있었던 일이야 다 적자면 끝이 없으니, 어쨌든 일단 무사히 생존해 있음을 보고하는&기록하는 차원에서 짧게 적는다. 개학한 지도 벌써 3일째. 다시, 학생이 되었다. 보다 정확히 적자면 '외국인 유학생'이겠지. 학교는 도쿄에 있지만 지금 사는 곳은 도쿄가 아니라서, 아침마다 초만원 전차에 몸을 싣는다. 학교 선생에게 들으니 내가 타는 노선은 아침에 유독 붐비기로 이름이 높은 노선 중 하나라던데, 한국에서 경험했던 통근 지옥철과는 정말 차원이 다르다. 아직까지는 신기해하며 그럭저럭 즐기고 있다. 여름이 걱정이지만. 

집을 구하러 다닐 때에는 내가 여기에 여행차 온 건지 아닌지 구분도 잘 가지 않고 공중에 마냥 붕 떠 있는 듯한 멍한 상태였던 것이, 내 이름으로 집을 얻고, 별것 아니나마 내 살림들을 꾸려 넣고, 본격적으로 이곳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고 나니 안도감과 동시에 긴장감도 커진다. 아르바이트도 구해야 하고, 어떻게든 살아보아야 할 텐데. 잘할 수 있을까. 내가. 매일 밤 잔뜩 긴장한 채로 잠든다. 

학교 끝나고 집 근처 동네 슈퍼에 들러 장을 봤다. 사야 할 목록을 미리 적어 갔는데도, 사야 할 것들인데도 몇 번을 들었다 놓았다 했는지. 머릿속으로 이달 생활비 등을 계산하며 집으로 돌아오던 길. 그래도, 이렇게 집으로 가는 길을 걸을 수 있어서 기뻤다. '집으로, 간다'는 그 달뜬 기분이란. 낯설기 짝이 없는 이국에서,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내 한 몸 온전히 누일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 크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올 때부터 그러했듯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아무것도 예상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곳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그 안락함만은 잊지 않고 싶다.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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