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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7 10:03
All your broken promises,
they shine like shattered stars
scattered in the inky night sky,
so beautiful to watch.

그대가 깨뜨린 약속들,

부서진 별 같이 흩어져
어둔 밤 하늘에 빛나니,
참 아름다와라.


넘넘 사랑하는 이웃 블로거, 봄녀 님의 자작시를 (원저작자의 허락 하에^^) 퍼왔다. (사실 '봄녀 님'이란 호칭은 올바른 게 아닌데, 언젠가부터 이게 입에 익어버려서 내멋대로 봄녀 님이라 불러대고 있다.)

보기에 아름답기라도 하다면.



2010/04/25 18:27
마크스의 산 1 - 10점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정다유 옮김/손안의책(사철나무)

이 소설을 무어라 명명해야 할까. 범죄소설? 미스터리물? 사회파 추리소설? 이 책, 『마크스의 산』(전2권)은 그 모두를 아우르는 소설이다. 따로 또 같이 흩어져 있는 터럭 같은 단서들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자신의 삶은 뒷전으로 한 채 눈 앞의 사건에만 집중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해도 현장의 감각으로 그 너머까지 밀어붙이는 경찰의 이야기다. 굳이 장르를 구분해야 한다면, '경찰 소설'이라 하고 싶을 정도로 현장에서 뒹구는 경찰들의 삶이 진하게 담겨 있는 소설이다.

도대체 작가는 어떻게 이런 글을 써냈을까, 다 쓰고 나서 괜찮았을까 싶을 만큼 치밀하고 단단하다. 자료 수집도 결코 쉽지 않았을 터다. 책을 읽느라 밤을 새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등장인물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일부 캐릭터는 좀 밋밋하기도 하나, 주요 인물들만큼은 생생하게 살아 있다. 눈 앞에 그 현장이 살아 있는 것이다. 플롯 전체는 그렇게 독특하다고 할 수 없겠지만, 참신한 발상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박력이 넘친다. 멋지다, 이 소설!


아쉬운 마음에 사족을 좀 달자면.

자간을 꽤 줄인 것 같다. 자간/행간 넉넉하게 하고 서체도 키웠으면 족히 3권으로도 나왔을 듯. 글의 성격 때문인지, 빽빽한 글줄을 읽어나가는 게 의외로 긴장감을 갖게 하긴 했지만, 약간 피곤해진다.

오탈자가 제법 있다. 조사를 비롯해 문법적인 부분이야 그렇다 쳐도, 인물의 이름은 경우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각 권마다 한 곳씩 잘못된 부분이 있다. 1권에서는 주인공인 고다 유이치로의 전 아내 이름, 가노 기요코를 중간에 '유키코'라 표기했다. (기요코와의 일을 회상하는 장면에서-_-) 그리고 2권에서는... 사실 굉장히 아쉬운 부분인데, 아즈마가 린바라를 호텔 룸에서 집요하게 추궁하는 장면. 잘 나가다가 '린바라'를 '기하라'로 표기했다. 점차 긴장이 고조되어가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기하라가 나와서 당황했다. 전후 페이지들을 살피며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이 있나 짚어도 봤지만, 잘못 표기한 게 맞더라. 순간, 김이 샜다.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뻐근하게 재미있다. 지금까지 읽었던 일본 추리소설들이 다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2010/04/23 10:18
요즘 칼퇴에 재미 붙였다. 그래봤자 주 1~2회 정도는 야근하지만, 야근이 없는 날엔 가급적 일찍 집에 간다. 집에 도착하면, 간단히 정리하고, 씻고, 살림한다. 음식하고, 청소하고 등등. 때마다 행주 삶는 게 번거로워져서 행주 삶아주는 전기 포트(?)도 질렀다. 실제 가격은 좀 부담스러운데, 얼마 전 어떤 블로그에서 반값에 공구 진행하는 걸 보고 덥석. 다목적 프라이팬도 하나 필요했던 참에 그것도 질러야겠다 생각 중이다. 컨벡션 미니 오븐도 갖고 싶고, 이런저런 살림용품에 여간 욕심이 나는 게 아니다.

다시, 음식 만들기에 열 올리고 있다. 만들어 둔 반찬만 몇 가지인지 모르겠다.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릴 것들을. 한동안 꽤 시큰둥해 있던 취미였지만, 그래도 음식 만드는 것만큼 즐겁고 또 시간 잘 가는 일도 없다. 엊그제는 냉장고 정리하다가 오래된 사과 몇 알이 있길래 애플티베이스를 만들었다. 이제 곧 여름이니까. 허나 역시, 혼자서 닭볶음탕 만들어 먹는 건 좀 무리. 1인분 만들려고 했는데 결과물은 2.5인분. 많이 먹지도 못하면서 왜 이렇게 손만 큰 건지. 어릴 때부터 내게 음식 만드는 걸 가르쳐주셨던 할머니는, 우리 강아지는 손이 커서 나중에 맏며느리 되면 잘 살 거라고 하셨더랬다. 

설거지와 뒷정리까지 마치고 나면, 잠시 숨을 돌렸다가 라디오를 틀어놓고 책상 앞에 앉아 이책 저책 뒤적거린다. 읽어야 할 책들은 언제나 쌓여 있다. 어떨 때는,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쌓아 둘 책을 사는 기분이 들기도 해. 공부도 할 겸 좋아하는 책을 번역해보기도 하고, 새로 산 소설들을 읽는다.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밤이 깊어지면 라디오를 켜 둔 채 잠든다.

이렇게, 안 하던 일을 한다. 가만히 있는 게 싫다. 조용한 시간이 눈을 치켜 뜨고 내려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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