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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30 16:45
있는 대로 너덜너덜해졌을 때 찾게 되는, 노래. 히라하라 아야카(平原綾香)의 '아시타(明日)'.
얼마 전에 임형주가 '하얀 이별'인가 하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발표했던데, 내 귀엔, 내 마음엔 역시 원곡이 더.



어느 하나 녹록한 게 없다.
아무것도, 내 것이 아니다.
그 무엇도.
2010/03/25 11:29
1.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다. 왜, 이 블로그는 책 이야기만 쓰면 구독자가 줄어들지!? 한두 번이면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겠는데 여러 번 반복되는 현상이라 이제는 '내게 무슨 문제가 있나' 싶기도 하다. (한숨) 제가 쓰는 책 이야기가 이상한가요!!? Orz.

2. 블로그로 인해 생겨난 가장 큰 변화는 한 아이디(?)를 계속해서 쓰고 있다는 것. 벌써 햇수로 4년 째다. 흔적이 오래 남는 게 싫어서 이전까지는 메일 주소를 포함한 아이디나 전화번호를, 2년 정도를 주기로 해서 갈아치우고는 했었는데. 별다른 주의도 신조도 없지만, 그나마 꾸준하게 지켜온 룰이 깨졌다고 봐도 좋겠다. 덕분에 세컨드 아이디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부작용도 있지만. -_-;

3. 얼마 전 읽은 책 이야기 좀. 서명을 언급하기조차 꺼려지는 책이라 'A도서' 정도로만 해두겠다.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 주문한 책인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엉망이다. 편집자의 손을 제대로 거쳤다면 이런 책이 나올 수는 없다. 초고를 그대로 낸 것 같음. 우선, 문장이 '날것' 그대로다. -_- 집중하기 힘들 만큼 읽기 거북한 표현과 문장투성이. 또 외국 사례들을 많이 언급하고 있는데, 인명을 모조리 영어로만 해놓았다. (그런데 저자는 한국인;;) 뭔가 이상해서 주석 처리된 부분들을 보니 위키피디아 출처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위키피디아를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제1근거로 삼기에는 적합하지 않지 않나?) 심지어 '어떻게 이런 사진이 실렸지!?' 싶은 ㅎㄷㄷ한 사진까지;; 좀더 잘 다듬었다면 나쁘지 않았을 법도 한데, 누가 이 책 사서 본다 하면 뜯어말리고 싶음. (하지만 서명을 당당히 밝히지 못하는 이 소심함이란.)

4. 어쨌든, 주말 출근만은 좀 안 하고 싶은데, 자꾸 기어나가게 된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는 걸까. 테크 트리가 이상해졌으니, 상당 부분은 감내해야 하겠지만.

5. 다 끝난 일이라며 마음을 다잡아도, 이따금씩 울컥, 치고 올라온다. 무방비 상태에서 그 끔찍한 이야기들을 맨몸으로 받아낸 탓인지, 한 달이 넘은 일인데도 상처가 쉬이 아물지 않는다. 귀를 막고 생각을 닫고 그냥 그렇게 덮어버렸던 게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 하지만 바닥까지 헤집어보았자 결국 다치는 건 또 나다. 찔린 곳 또 찔릴 것이고, 악몽 역시 고스란히 내 몫이 될 것이고.

그렇지만, 이렇게, 마치 별 일 아니었다는 듯,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도 쉽지가 않아. 주변 어딘가에 깊숙한 구멍이 나서, 그리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느낌도 사라지지 않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상흔이 옅어지기만을 그저 무기력하게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건지. 난 정말, 모르겠다.
2010/03/13 17:45
바람이 분다, 가라 - 10점
한강 지음/문학과지성사

볕 좋은 토요일, 손에서 놓지 못했던 한강의 신작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를 재미있게(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기는 하지만) 읽었어서 이번 새 소설에 기대가 컸었다. 뭐, 소설에 대한 평이야 평론가들의 몫이니 별다른 말은 안 할란다. (하지만 가끔, 소설에 다가가기 힘들게 만드는 게 평론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벽을 쌓아올리는 느낌. 유명인사 경호원 같은 느낌. 언어로 언어를 가리는 느낌.)


결코 서두르지 않는 그녀의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모든 장면들이 눈 앞에 생생히 그려진다. 마치 나도 그 시간들을 함께 보냈던 것처럼. 한강은, 어쩜 이렇게 문장을 투명하게 쓸 수 있는 걸까. 종이 위의 글자 너머까지 뽀얗게, 아릿하게 비쳐오는 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격렬하다. 정희가 이따금씩 느끼는 흉통이 책을 타고서 고스란히 내게 옮겨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줄거리로 재미있을 소설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좋은 글을 읽었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가장 최근에, "뜨거운 배로 바닥을 밀고 갈" 만큼 강렬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을 헤집어봤다. 글쎄... 최근은커녕 과연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기나 했는지. 어쩌면 나는, 의지가 딱히 없다는 걸 핑계 삼아 이렇게 하루하루를 덧없이 흘려보내고만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무엇일까. 사람을 뜨겁게 살게 하는 것은.


덧) 봄녀 님도 이 책 읽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뜬금없이 들었다. 하지만 님(?)은 미쿡에.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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