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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3 13:16
박상륭의 '죽음의 한 연구'를 읽다가 관뒀다. 아, 이거, 다 읽고 나면 정말 딱 그만 살고 싶어질 것 같아. 유독 예민하고, 민감한 나날들이다. 요즘 같은 때에는 사실 누구를 만나면 안 되는데, 혼자 조용히 처박혀 있어야 하는 건데, 자꾸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헛소리한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마음이 허하고 어딘가 불안할 때면 헛소리만 조잘조잘 잘도 늘어놓는 나.

그래도, 간만에 기쁜 일이 있어 블로그에 자랑질. 
얼마 전에 홍에게서 책을 선물받았다. 우와아! 상대가 누구이건간에 책 선물은 정말이지 몇 년만이어서 대감동! 마치 대학 새내기이던 무렵에 선배에게 이런저런 책들을 받았던 그 때 그 느낌이랄까. (내가 먼저 특정 책을 콕 집어 '사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왠지, 다들 내게 책은 잘 안 사준다. 쳇.) 오랜만이어서 신선하고, 그리워서 더욱 반가웠다. 그리고 그 책을 시작으로 몇 권의 책을 더 사준다고!! 그쪽에는 원체 까막눈이다 보니, 보기에 안쓰러웠(...)나보다. 뭐, 어여 쑥쑥 커서 내년엔 (상품권 5천 원에 낙찰된) 홍네 갤러리 필진이 되어야 하겠지만^^ 정말, 조금도 예상치 못했던 호의에, 참으로 고맙고 기뻤다. (그러니, '게걸아동'이라 놀림 받아도, 초큼 괜찮음)

죽을 만큼 바쁘다는 곰돌군이 친히 왕림하여 '비오는 날의 현충사'를 적극 추천하고 돌아갔으니, 비가 많지도 적지도 않게 오는 날에 훌쩍 떠나야겠어.

깜군의 타로가 끝까지 들어맞기를 바라며.
이 여름이 지나면, 다시 살아 있기를, 바라며. 


2009/06/17 11:11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들을 꼽아보자면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마쓰모토 세이초, 히가시노 게이고 등인데, 우리나라에서 마쓰모토 세이초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것 같다. 뭐, 인기가 없는 게 사실이기도 하고. 그러나 얼마 전에 마쓰모토 세이초의 책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짤막하게 글을 적어본다.

1909년에 태어난 마쓰모토 세이초(松本清張)는 이른바 '사회파추리소설'을 정착시킨 장본인으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 중 하나다. '사회파추리소설'이란 기본적으로 범죄를 소설의 핵심에 두되, 범죄의 '해결'보다 범죄 자체의 '동기'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세이초 붐'이라고 할 정도로, 일본 내 추리소설의 흐름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온 장본인이며 마쓰모토 세이초 이후로 많은 소설가들이 사회파추리소설을 써냈다. 그의 이름을 빌어온 문학상도 있다. '모방범'과 '이유', '낙원' 등을 쓴 미야베 미유키는 '세이초의 장녀'라는 호칭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용이건 문체건 너무 유해져서 보기가 싫어짐)

어쨌든, 세이초의 장녀라고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가 몇 년 전 마쓰모토 세이초의 단편들을 고르고 해제를 달아 3권의 단편소설집을 냈고, 지난 3월에 우리나라에서 상권이 출간됐다.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인데, 몇 년 전에 문고판 형태의 일서로 재미 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재미만 놓고 보자면 중권과 하권이 더 낫지만, (상권은 약간 지루할 수도^^) 마쓰모토 세이초에 관해 전반적으로 알고자 한다면 역시 상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 책 디자인도 예쁘다.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 상 - 10점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미야베 미유키 엮음, 이규원 옮김/북스피어

최근에는 '사회파추리소설'이라는 껍데기만 뒤집어쓴 소설들이 범람하고 있는 듯 하다. 범죄의 동기도 치밀하게 밝혀지지 못하고, 그 과정 역시 지나치게 도식적이랄까. 세이초스러우면서 세이초를 뛰어넘는, 그런 글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겠다 싶지만. 적어도, 어떤 범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거기에 얽힌 인물들, 그리고 범죄의 동기와 이후 결과들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불굴의 필력이란 무엇인지를, 마쓰모토 세이초의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회파추리소설'에 대한 질문을 가끔 받고는 하는데, '원류'라 할 수 있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글을 읽어보시기를 권함. ^^ 번역도 잘 되어 있어서, 빨리 중권과 하권이 나왔으면 하고 기대하는 중.


덧1) 재작년에 아사히TV 개국 50주년 기념으로 마쓰모토 세이초의 대표작 중 하나인 '점과 선'이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다. 기타노 다케시가 주연을 맡았는데, 조연인 다카하시 가쓰노리와 호흡이 꽤 잘 맞아서 재미있게 봤었음.

덧2) 마쓰모토의 작품들 중 드라마로 만들어진 게 꽤 되는데, '검은가죽수첩'이나 '짐승의 길' 등이 비교적 최근에 드라마화되었음. 공교롭게도 모두 요네쿠라 료코가 주연을 맡았다. 세이초 류의 악녀 연기로는 요네쿠라 이상이 없는 듯. ^^

덧3) 마쓰모토 세이초에 관해서는 일본 위키에 잘 정리되어 있다. (해당 링크

2009/06/13 01:33
foog님께 이어 받은 독서론 릴레이. 그러나 알고 보니 오드리님도 이미 내게 넘겨주셨었다는. (그러나 몰랐...;) 어쨌든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이 독서론 릴레이는 Inuit님에게서 비롯되었고, 다음과 같은 규칙들을 갖고 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1. 독서란 [뭔지 모르겠]다.

활자중독에다 북 콜렉터 기질을 갖고 있지만, 내가 왜 책을 읽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역시 답은 없음. 특정 책을 고르는 이유는 언제나 변하고, 그에 따른 내 태도도 한결같지 않다. 때로는 읽기가 정말 즐겁고 행복하지만, 또 어떤 때에는 지독히 고통스럽기만 하다. 가끔은 왜 이렇게 자학적인 책 읽기를 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도 궁금증이 생기고. 심지어 책이 꼴도 보기 싫은 순간마저 드물게 찾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지 않을 수 없다. 읽어야 삶이 지속되고, 세계는 '읽기'로 인해 끊임없이 구성과 붕괴를 반복한다. 굳이 정의하자면 '생명 연장'이겠으나 그건 너무 거창하고 또 생각 외로 무의미한 단어이니, 그저 지금의 내게 있어 독서란, 책 읽기란, '뭔진 모르겠지만 그래야만 하는 것' 정도인 듯 싶다.

(그런데..이거 혹시 '명사형'으로 끝맺어야 하는 건가? -_-; )

2. 앞선 릴레이 주자들

(foog님오드리님께 받았으므로, 해당 분들의 계열(?)을 옮겨 적...는 게 아니고, foog님 블로그에서 퍼왔...;)

1) 하느니삽 계열


-Inuit님(독서란 자가교육이다) -buckshot님(독서는 월아이다) -고무풍선기린님(독서란 소통이다) -mahabanya님(독서란 변화다) -어찌할가님(독서란 습관이다) -김젼님(독서란 심심풀이 호두다) -엘군님(독서란 삶의 기반이다) -무님(독서란 지식이다) -okgosu님(독서란 지식섭식이다. ) 여기도 #개드립 -hyomini님(독서란 현실 도피다. ) -Raylene님(독서란 머리/마음용 화장품이다.) -하느니삽형님(독서란 운동이다) -foog님(독서란 삶이다)

2) 궁시렁 계열

이누이트님 -자가교육 맑은독백님 -거울 벅샷님 -월아 고무풍선기린님 -소통 마하반야님 -변화 어찌할가님 -습관 김젼님 -심심풀이 호두 엘군님 -삶의 기반 누님 -도서관 애용은 필수 궁시렁님 - 본능 foog -

3. 릴레이 받을 2명

파아랑님샐리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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