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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방영 중인 일드에 관해서는 언급을 안 하려고 했지만 나름의 규칙을 좀 깨야겠습니다. 요즘 완전히 빠져버린 드라마가 있거든요. NHK의 대하드라마, '아츠히메(篤姫, あつひめ)'가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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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아츠히메' 웹사이트 캡처 화면


NHK의 대하드라마는 1년을 단위로 편성되며, 매년 1월에 시작하여 12월에 끝납니다. 매주 일요일에 방영되구요. (방영시간은 디지털인지, 위성방송인지에 따라 편성이 약간 다릅니다.) 작년에는 '풍림화산'이 방영되었었지요. 각트(Gackt)가 우에스기 겐신으로 나와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지금 방영 중인 드라마는 미야오 토미코(宮尾 登美子) 원작, '텐쇼인 아츠히메(天璋院篤姫)'를 드라마로 만든 것입니다. 주인공 아츠히메는 도쿠가와 막부 13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사다(徳川家定)의 정실 부인이었습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대하드라마로는 7번째 작품이라고 하는군요. 또한 이 아츠히메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로는, 지난 2003년에 후지테레비에서 칸노 미호(菅野美穂)가 주연을 맡은 '오오쿠(大奥)'가 있었더랬습니다.

원작 자체가 워낙 탄탄해서 드라마의 퀄리티 또한 좋습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만큼 기존의 대하드라마와는 약간 다르게 심리묘사가 뛰어납니다. 가끔은 홈 드라마 같은 느낌이 날 때도 있어요. 시대의 격동기에 태어나 또래 여성들과는 다른 가치관과 사고 방식을 가진 주인공 오카츠(훗날 아츠히메가 됨)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며 또 어떻게 자신의 앞날을 만들어가려고 하는지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도 충실히 보여주고 있구요.

아무래도 제 전공이 일본현대사인 까닭에 이 시기(즉 막부 말과 메이지 정부 초기)에도 관심이 많아서 더욱 흥미진진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웰 메이드 드라마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해당 시기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정말 재미나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카츠 카이슈(勝海舟), 오오쿠보 토시미치(大久保利通), 사이고 다카모리(西郷隆盛) 등이 (가난한 무사일 시절부터!) 등장하니 더욱 재미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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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7화 예고(역시 NHK 웹사이트 캡처)


더군다나 출연진도 호화찬란합니다. 우선 주인공은 미야자키 아오이(宮崎あおい)가 맡았습니다. 대하드라마 역사상 최연소 주연이라고 하네요. 통통 튀면서도 자기만의 세계가 확실하고, 자신의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려고 하는 굳센 여인의 성장기를 잘 연기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표정 변화를 통해 동시대의 다른 여인들과 다른 분위기를 훌륭히 묘사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다가 다른 출연진도 알찹니다. 우선 아츠히메를 그림자처럼 지키는 코마츠 키요카도(小松帯刀)는 에이타(瑛太)가 연기합니다. 후지테레비 버전의 드라마에서는 코마츠의 비중이 상당히 적어서 아쉬웠는데, NHK 버전에서는 그렇지 않을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젊고 (유명한) 배우들도 나오는데, 타마키 히로시(玉木宏)가 사카모토 료마, 마츠다 쇼타(松田翔太)가 14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모치(徳川家茂), 호리키타 마키(堀北真希)가 이에모치의 정실인 카즈노미야(和宮)로 등장한다고 하니(아직까진 나오지 않았음) 더욱 기대 중입니다. 게다가 좋아하는 중견 배우들인 하라다 타이조(原田 泰造, 오오쿠보 토시미치 역할), 슌푸테이 코아사(春風亭 小朝, 이분은 라쿠고가이긴 하지만.), 에모리 토오루(江守徹, 사츠마 번주로서 아츠히메의 양부 역할)도 나와 주셔서 그저 황송할 뿐. (굽신굽신~) 이게 진정 NHK 대하드라마의 출연진이라니!! - ㅜ

지금까지 6회 방영되었음에도 불구, 푹 빠져서 일요일 저녁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일드는 이제 지겨워져서(요즘엔 변변한 작품들도 안 나오고) 관심 끄고 살았는데, 가뭄에 물 만난 고기입니다. 지난 6회를 보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눈물 줄줄 흘렸다는;; (예고를 보아하니 7화도 눈물 깨나 흘릴 듯. - -; 그러나 신파같은 느낌이 아니에요. ^^) NHK 대하드라마가 고유한 매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좀 더 친근하고 부드러워진 느낌입니다. 성공적인 변화라고 말하고 싶네요.

격동과 혼란의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신념을 관철시키려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올곧게 살아가고자 했던 아츠히메의 이야기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6화까지만으로도 이런 후한 평가가 줄줄 나오네요.- -; ) 개인적으로는 칸노 미호가 나왔던 드라마보다 훨~씬 재밌습니다. 올 한 해는 이 드라마를 만난 것만으로도 뭔가 건졌다는 기분이 듭니다. 막부 말기의 일본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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