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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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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더스트> 웹사이트에서 가져온 배경화면 이미지


'어른을 위한'이라는 단서를 달아 놓으니, 마치 19금 영화인 것 같은 느낌도 나긴 합니다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이미 작년 여름에 개봉한 영화 리뷰를 이제서야 쓰려니 상당히 뒷북이긴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오늘에야 본 것을. - -; 더군다나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였어요.

로버트 드 니로, 미쉘 파이퍼, 클레어 데인즈. 출연진만으로도 호화스럽기 짝이 없는 영화입니다. 더군다나 이 사람들이 판타지 영화에 출연해서 다소 의아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적어도 로버트 드 니로만큼은 언제나 시실리 사투리를 구사하는 비토 꼴리오네로 남아 있으니 말이지요. (다른 이야기이지만, 같은 인물을 연기해서 모두 남우조연상을 받은 건 이 '비토 꼴리오네' 역할 뿐이라는군요. 말론 브란도와 로버트 드 니로가 각각 대부 1, 2에서 맡아 열연한 바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지금까지 가장 잊지 못할 영화는 대부 시리즈입니다.)

줄거리는 판타지 류가 늘 그러하듯 다른 세계로의 여정에서 시작합니다. 짝사랑하는 '빅토리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마침 떨어진 별똥별을 찾으러) 떠난 찌질한 주인공 '트리스탄'. 넘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는 마을의 담을 넘어 간 그 곳, 스톰홀드에서 '별'인 '이베인'(클레어 데인즈)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트리스탄은 이 스톰홀드의 왕위 계승 자격이 있는 왕족이었습니다. 트리스탄의 아버지가 젊은 시절 (역시) 담을 넘어 스톰홀드로 가서 공주와 하룻밤을 보내고 낳은 아이가 트리스탄이었던 거죠.

한편 '별'의 심장을 먹어야 젊음을 되찾을 수 있는 마녀 세 자매는 맏언니(미쉘 파이퍼)를 보내 별의 심장, 그러니까 이베인의 심장을 노립니다. 여기에다 역시 별을 찾아야 하는 스톰홀드의 왕위 계승 후보 왕자들의 경쟁까지 섞여서 진행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상당히 '불친절'한 영화입니다. 일단 기본 전제가 되는 설정들에 대한 설명도 잘 해주지 않고, 스토리 전개도 빠를뿐더러 때때로 비약적인 부분들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뒤가 안 맞는다거나 하는 곳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본다면 굉장히 명쾌하기까지 한 영화입니다. 군더더기가 없고 초지일관스러운 그런 영화죠.

다만, '집중'을 요한다는 점에서 어른을 위한 판타지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장황한 설명이나 친절한 묘사가 곁들여졌다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을 영화였겠지만. (그리고 상/하편으로 나누어 뽑아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불친절하고도 장황하기만 한 <황금나침반>과 더더욱 대조되는 영화입니다.

어쨌든 유쾌하고 산뜻한 영화였습니다. 군데군데 웃긴 장면들도 많고 (특히 유령들. 마지막의 '브라보'는 진짜 웃겨 죽을 뻔;;) 찌질이 트리스탄이 성장하는 과정도 좋았고, 보고 나서 '아~ 재밌었다'라고 자연스럽게 말하게 되는 영화였어요. 제작비도 900만 달러 정도였다고 하는데(<황금나침반>이 2억에서 2억 5천만 달러 들었다지요- -), 판타지 영화이기는 하지만 볼거리보다도 인물들의 열연이 더 돋보였습니다. (특히 로버트 드 니로. 그렇게 망가진 역할을 하면서 어떻게 기품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 그야말로 명불허전입니다.) 별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정말 큰 만족을 얻었습니다.

어디서 보았는진 기억이 안 나지만, '2007 데이트 영화' 순위권에 올랐다고도 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판타지(30%)+코믹(30%)+연애질(40%) 영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