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역겨움을 어떤 식으로든 거세시키지 않는 한 제대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말과 얼굴 들, 몸짓들, 그러니까 시선 너머 모든 것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역겨움. 언젠가 다른 글에 적은 기억이 있는데 내 감정의 베이스 라인이라 딱히 어찌할 방법도 없지만, 꾹꾹 누르며 있는 듯 없는 듯 외면하는 길을 택했었지만, 그것이 이따금씩 물 넘치듯 솟아올라오면 손끝도 까딱하지 못하는 채로 너덜너덜해지곤 한다. 그리고 그럴 때면, 내 온몸이 마치 하나의 종잇장이기라도 해서, 갈기갈기 찢어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려버렸으면 싶기만 하다. 아등바등 버티는 것에 그 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 없는 무참한 시간들이 나는 너무 두렵다.
그렇지만. 어떻게 되든 끌어안고 살아보자. 내 것이 아닌 척, 아니어야 하는 척해왔던 가증스러움도 내려놓자. 그 모든 슬픔과 역겨움은 결국 나 자신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거세법 또한 한 가지로 수렴될 테지. 아직은. 그래, 아직은 때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