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원의 아이

영원의 아이 - 상 - 6점
덴도 아라타 지음, 김소연 옮김/북스피어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서야 '아동 학대'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 일본은 우리보다 좀 더 일찍, 이를 사회 문제로 인식했던 것 같다. 적어도 '영원의 아이'를 보면 그렇다. 이 책이 1999년에 나왔다고 하니. 그리고 그해의 '일본 추리작가협회 상 장편상'에 선정되었다고 하니.


후아. 그런데 난 잘 모르겠다. 이 소설이 과연 ‘미스테리'로 분류될 만한 책인지. 일단 픽션이기는 하나 1,500여 페이지에 이르는 사회 고발 르포, 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이는 텐도 아라타뿐만이 아닌, 대체로 '사회파 추리 소설' 작가라 할 수 있는 이들의 공통점이기도 한데, 읽고 나면 인물 및 해당 소재를 바라보는 작가의 개성이 남는 게 아니라, '소재'만 남는다. 그 작가의 특징이라 할 것이 딱히 없다. 어느 시점부터 해당 영역의 일본 소설을 읽지 않게 된 결정적 이유. 뭐 그렇게 따지면, 비단 일본 사회파 소설들만 그러하겠는가만은.

그리고, 시쳇말로 손발이 오그라들었던 것이, 등장인물 몇몇의 입을 빌려 왜 인간과 삶에 대한 훈계를 노골적으로 하는 거지? 대사가 짧지도 않아서 더 깼다. 이것 때문에 미야베 미유키 소설을 읽지 않는 건데. 

어린 시절 각기 다른 형태의 학대로 고통 받은 아이들의 심리 묘사가 섬세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딱 거기까지랄까.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 때문에 주요 인물들 외의 심리는 다소 피상적이고, 사건 흐름에 질질 끌려가는 느낌도 다분히 있다. 읽고 나서 꼬박 이틀 정도, 괜히 우울해져서 고생하긴 했으나 솔직히 말해 재미는 없었다. '아동 학대'라는 중범죄에 대한 경각심은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 있을 테지만, 그 이상은… 모르겠음. 뭐, 난 아이가 없어서 그럴지도. (먼산)

아, 써놓고 보니 까대기만 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일본 사회파 추리 소설을 격하게 아끼기 때문에 그렇다는 변명을 남기고 싶…


덧1) 묘한, 일본어 번역투의 문장도 거슬린다. 등장인물이 원래 그런 말투를 쓴다기보다는, '원문'을 의식하게 만드는 불편한 문장들. (이건 나도 심히 반성해야 할 지점이기는 하지만…)
덧2) 1Q84 3권 나왔다고 떠들썩한 것 보면 '뭔가' 이상한 게 틀림없음. 하지만 이 이상 이야기하면 필화를 입을 것이 틀림없으므로, 여기서 닥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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