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

이 글은 ‘왜 그녀는 책 안 읽는 토양이'가 되었는가, 에 대한 (나름 진지한) 이야기다.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안 읽는' 상태는 아니다. (진짜다! -_-;)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 하는 일이라곤 대부분 책을 읽는 것뿐. 그러니 '책을 읽되, 글을 쓰지 않는' 토양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은 그 이유를 이야기하려는 것이고. 그래봤자 결국은 잡담이 되겠지만.

책에 대한 글은, 제 아무리 가벼운 마음으로 쓴다 한들 결국은 모종의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 싣는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그저 잡스러운 감상에 불과한 것이라 넘어가고 싶어도, 어떤 때에는 마치 칼을 휘두르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곤 했다. 내게 무슨 자격이 있어 이렇게 폭력을 쓰나 하는, 자조 어린 불편함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다. 그런데다, 번역한 책들을 잇달아 내면서부터는 더욱, 그렇게 됐다. 내가 옮긴, 내가 만들어낸 문장에 대한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란 ‘마음이 불편한 것'과는 비교하기가 어려운 수준. 때리기만 하던 입장에서 ‘맞을 일'을 걱정하게 되다 보니 자연스레 움츠러들었달까. 이런 게 바로 역지사지다. (쳇)


그리고, 며칠 전에 잠깐, 새로운 곳에서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아마도 이게 결정적인 이유가 될 듯 싶다. 왜냐하면,  새 직장이 다름 아닌 출판사이기 때문이다. 책 만드는 곳에서 일하고, 회사 업무와는 별개로 책 번역도 하면서, 책에 대한 평가를 한다, 라...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옳지 않은' 혹은 ‘해서는 안 될'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한다. 우리 출판사에서 낸 책이든 그렇지 않은 책이든, 어찌 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수 있겠는가. 어느 출판사인지 밝힐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또 직접적으로 책과 관련된 입장에 서게 되었으니, 왠지 모르게, 직업 윤리(!)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생각도 좀 들고. (덧붙여, 아주 만약의 경우이겠지만, 관계자를 블로그에서 만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_-;)

하아. 그래서 요즘은, 어찌 해야 할까를 두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중이다. 잡담만 늘어놓기는 싫은데(이제 와서 새삼스레;), 서평을 올리는 것도 내키지 않고. ‘책 블로그'라는 성격을 버릴 생각도 없고..


결론은, ‘100% 내 글'만을 써야 한다는 뭐 그런 것인가. Orz.
다 포기하고. 우리 회사에서 내는 책 이야기만 써버릴까!?
아니면 그냥 예전처럼... 쳇. 직업 윤리 따위. 중얼중얼. (분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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