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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9 22:37
얼마 전에 구입한 아베 야로의 만화 '심야식당'은 우리나라에 3권까지 번역되어 나온 상태인데, 다 읽고는 '왜 아직 이것밖에 안 나온 거야!'하는 식의 원망(!)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 어두운 만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따스함 어린 만화도 좋아해요.

심야식당 - 10점
아베 야로 지음/미우(대원씨아이)

심야식당은 손님들에게서 '마스터'라고 불리는 한 남자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입니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연다고 해서 '심야식당'임. 가게에 걸려 있는 메뉴판을 보면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과 술 몇 종류가 전부이지만, 사실은 손님이 먹고 싶은 걸 이야기하면 그날그날 재료의 유무에 따라 마스터가 얼마든지 만들어 줍니다.

이 심야식당을 찾는 이들은 주로 밤 늦은 시간에 일을 끝마치고 오는 사람들입니다. 샐러리맨도 있고, 술집이나 게이바 같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는 등 꽤 손님층이 다양한 편이지요. (야쿠자도 있음) 또 손님들이 주문하는 메뉴들도 대체로 소박하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거창한 음식은 마스터가 안 만들어줍니다;;) 비엔나소시지볶음이나 낫토, 감자 샐러드, 오차즈케, 야키소바 등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어먹을 수 있는 음식들입니다.

만화는 이렇듯 단출한 음식들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어요. 사연 없는 사람들이 없는 것처럼 각각의 음식들에도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아버지가 만들어주시던 야키소바, 첫사랑을 떠오르게 하는 명란젓, 사기치고 도망간 그녀의 고기감자조림(;;) 등. 사람들은 심야식당에서 평범한 음식들을 먹으면서 옛 일을 되새깁니다. 음식을 매개로 한 새로운 인연이 식당 안에서 만들어지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마스터의 캐릭터처럼 적당히 관조하는 작가의 시선이 좋습니다. 일부러 따뜻하게 포장하려 들지 않거든요. 마치 조미료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맛처럼, 저마다의 인생사에서 느껴지는 달고 짜고 시큼한 그런 맛들을 느끼게 하는 만화입니다.



고단한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가장 간절한 건 '따뜻함'이 아닐까 하는데, 심야식당은 몸도 마음도 지친 사람들이 잠시 쉬었다 가기에 더없이 좋은 안식처인 듯 합니다. 간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만화를 봐서 기분 좋은 일요일이군요. 집 근처에도 이런 식당 하나 있었음 참 좋겠습니다. =)


덧1) '바텐더'도 그렇고 '심야식당'도 그렇고.. 현실에서 만나기 힘든 곳들만 자꾸 원하게 하는 몹쓸(!) 만화들. ㅠㅠ
 
덧2) 알라딘에서 상품정보 복사하려고 검색했더니 3권이 3월 26일에 나왔다고 함!! 2권까지 나왔을 때 구입했는데.. 낼 퇴근길에 교보문고 들러야겠음. 야호~


덧3) 단골만화방에 갔더니 '양의 노래'가 없어서 당황; 거기에도 없는 만화책이 있다니..(이 만화방 다닌 지 10년만에 처음 겪는 난감함-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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