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키치죠지와 키타로 찻집을 거쳐, 세타가야(世田谷) 노면전차를 타기 위해 키치죠지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세타가야 노면전차는 시모타카이도(下高井戸)와 상겐자야(三軒茶屋)를 잇는 구간(총 10역)을 오가는 전차로, 도로 위에 철로를 깔고 달립니다. 뭔가 낭만적이지 않은가요? ^^ 그리고 볼 거리들이 많은 곳들을 연결하고 있어서 꼭 한 번은 타볼만 한 전차입니다.
키치죠지에서 이노카시라센(井の頭線)을 타고 메이다이마에(明大前) 역에서 케이오센(京王線)으로 갈아탄 다음 (헉헉;) 시모타카이도 역에서 내립니다. 여기가 세타가야 노면전차의 시작 지점이거든요. 1일 프리 티켓을 사면 하루 종일 세타가야센 어디에서나 자유로이 타고 내릴 수 있어요. 가격도 320엔이라 착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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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 들어오고 있는 세타가야 노면전차. 귀엽게 생겼습니다.
세타가야 역에 내려서 찍은 선로의 모습입니다. 쉽게 보기 힘든, 독특한 정취가 있어요.
세타가야센을 타고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고토쿠지(豪徳寺). 시모타카이도 바로 다음 역인 미야노사카(宮の坂) 역에서 걸어가면 됩니다. 고토쿠지는 복을 부르는 고양이인 '마네키네코'가 처음으로 생겨난 곳이기도 하대요.
역에서 내려 고토쿠지로 가는 길. 5분 정도 걸립니다. 한적한 일본 주택가를 걷는 기분이 좋았어요. 도심을 휘젓고 다니는 것보다는 이런 쪽이 좀 더 끌리네요, 저는.
고토쿠지 입구. 사진으로는 이상하게 티가 안 나는데, 정말 비바람이 몰아쳤어요. ㅠㅠ
고토쿠지 안에 있는 붉은 문을 들어서면, 마네키네코들이 엄청나게 모여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마네키네코라니;; 약간 압도당했어요. 귀여움은 좀 부족한 마네키네코였지만, '발상지'만의 아우라겠거니 하고 넘겼습니다. ^^ 이 마네키네코들이 앞으로 복을 불러다주었으면 좋겠어요.
다
시 미야노사카 역으로 돌아와 전차를 타고 다음 역인 카미마치(上町) 역에 내렸습니다. 카미마치 역 근처에는 중요문화재이기도 한
'세타가야 다이칸야시키(世田谷代官屋敷)'가 있거든요. 엄청 헤매고 헤매다 겨우 찾았다는...(그런데다 비바람이 끝내주게 몰아쳐서
사진 찍기도 힘들었어요ㅠㅠ) 어쨌든, 무려 1753년에 완성되었다는 에도 시대 다이칸의 저택에 도착!
이
다이칸야시키는 에도 시대 초기부터 메이지 유신 때까지, 히코네(彦根) 번 이이(井伊) 가의 영지였던 세타가야에서 다이칸 직을
대대로 맡았던 대장(大場) 일가가 살던 곳입니다. 눈에 익은 건축 양식이 아니어서 인상적이었어요. 바람이 심하게 불지만 않았어도
좀 더 꼼꼼하게 볼 수 있었을 텐데.. (이날이 바로, 57년만에 처음으로, 강풍 때문에 나리타 공항에 비행기가 불시착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날이었습니다)
이
때가 오후 5시. 하루치 체력은 이미 바닥났고, 날씨도 너무 안 좋고 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렇지만
카미마치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니쿠만(にくまん)은 꼭 먹어줘야 하는 법. 지친 몸을 이끌고 니쿠만을 먹기 위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참. 아래 사진은 니쿠만을 파는 가게로 가는 길에 있는 화과자 전문점인데, 알아보는 분이 계실는지. 일본판 '꽃보다 남자'(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츠쿠시가 아르바이트하던 바로 그 곳입니다. ^^
다이칸야시키에서 카미마치 역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큰 길 쪽으로 가다 보면 금세 찾을 수 있는 고기만두(니쿠만) 전문점입니다. 이날 오후의 에너지 보충원 되겠습니다. -_-;
가격은 개당
140엔. (고기만두 외에 다른 종류도 있어요~) 꼭.. 호빵 같이 생겼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름져서 한 개 이상은 먹지
못했지만, 맛있었어요^^ 저는 유독 느끼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편이니, 아마 많은 분들은 저보다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을
듯.
니
쿠만으로 출출함을 달랜 후, 카미마치 역으로 출발했습니다. 일단 프리패스 티켓을 끊었으니, 종점까지는 가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상겐자야 역까지 갔다가 잠시 쉬고 나서 다시 세타가야센을 타고 시모타카이도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지쳐서 사진 찍을
여력이 없었음;;)
이날은 정말이지.. '내가 극기훈련하러 일본에 왔나' 싶은 생각도 조금 들었답니다. 하루에 소화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가는
일정이에요. 모르긴 몰라도 혼자여서 가능했던 동선일 듯. 그렇지만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어서 굉장히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
세타가야 노면 전차를 타려면
신주쿠 역에서 케이오센을 타고 시모타카이도 역에서 내리면 끝! 1일 프리 티켓을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