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은 아침부터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전날 너무 조금밖에 돌아다니지 못한 것도 있고, 또 이번 여행의 테마는 '최대한 도쿄 시내를 벗어나보기'이기도 했거든요. 이 날의 동선은 다음과 같습니다.
*키치죠지의 이노카시라 공원을 산책한 다음 멘치카츠를 먹으며 키치죠지 돌기 *진다이지 근처에 있는 키타로 찻집(키치죠지에서 버스로 30분) 들르기 *세타가야의 노면 전차를 타고 고토쿠지(마네키네코의 발상지) 가기 *다이칸야시키를 보고 니쿠만 먹기
...돌이켜보니 숨이 차군요. -_-; 둘째날은 두 개의 포스트로 나누어 올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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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9시쯤 나섰는데, 하필 이날은 도쿄 마라톤 대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일요일 아침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이
많아서 비집고 들어가 보니, 얼마 안 있어 선두 그룹이 들어오더라구요. 그 여유로움이란! 구경하는 사람들이 왠지 들떠 있어서,
저도 모르게 30분 정도 지켜봤습니다.
재미있었던 건, 코스프레를 하고 마라톤에 참가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도라에몽 인형 옷(전신)을 입은 사람, 백조의
호수 발레복을 입은 사람 등등등. 뭔가 '그들만의 축제' 같은 느낌이랄까.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3단 케이크 모양의 모자를
쓰고 '결혼기념'이라고 적힌 띠를 두른 채(!) 뛰어가던 남자였다는. 왠지 멋져 보였습니다. ^^
마
라톤 대회를 뒤로 하고, 키치죠지(吉祥寺)로 향했습니다. 신주쿠 역에서 추오소부센(中央総武線)을 타고 15~20분 정도 가면
키치죠지 역입니다. 키치죠지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는 동네여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죠. 우선 이노카시라(井の頭) 공원에 들렀습니다.
벚꽃이 얼마나 피었나 궁금하기도 했구요. 역시 거~의 피어 있는 나무가 없었음. (흑) 날씨도 흐렸어요. 심지어 공원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기 시작.
날
씨가 그랬던 만큼(응?) 에너지 충전을 위해 멘치카츠로 유명한 가게를 찾았습니다. SATOU라는 이름의 스테이크 하우스인데,
'멘치카츠'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곳이기도 해요. 이 멘치카츠는,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야채를 넣고 튀겨낸
음식으로 개당 180엔입니다. 무엇보다도 마츠자카 소고기(!!!)를 쓴다는 이유로 유명하죠. 호사스런 음식이라 할 수
있겠네요.
멘
치카츠를 먹으며 비바람 몰아치는(...) 키치죠지를 대충 둘러본 후 진다이지(深大寺)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키치죠지 역 동쪽
출구의 마루이 백화점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 중 5번 정류장에서 吉14번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가면 됩니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키타로 찻집 때문!
키타로는, '게게게노 키타로(ゲゲゲの鬼太郎)'라는 요괴 만화의 주인공입니다. '요괴 만화'라고는 하지만 적당히
으스스하면서 어딘가 모르게 친근한 캐릭터들이 잔뜩 나오는 만화예요. 또 일본의 전통 문화에 워낙 요괴나 이형의 존재들이 다수
등장하다 보니, 어느 정도 전통과 닿아 있는 면도 크지요. 이 만화를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했던 까닭에, 키타로 찻집은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진다이지쇼각코마에(深大寺小学校前) 정류장에 내려 조금만 걸으면 키타로 찻집입니다. 애니메이션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느낌의 찻집이었어요. 2층은 각종 요괴들을 볼 수 있는 갤러리로 꾸며져 있으며 입장료는 100엔입니다. 1층 모퉁이에는 차 혹은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갤러리 내부를 촬영할 수는 없으므로 사진 역시 없습니다^^; ) 키타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가보세요.
자아. 키치죠지 일대에서의 미션을 클리어했으니, 이제는 세타가야(世田谷)의 노면 전차를 타러 갈 차례입니다. 저는 다시 버스를 타고 키치죠지 역으로 돌아와 세타가야로 향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