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티스토리 서평단 베타테스터로 선정되어 받은 건데, 받은 지 거의 한 달이 지났다. 12월에 꽤 많이 바쁘기도 했고 그래도 받은 지 3주 내에 서평을 쓰면 되는 거라서 나름대로 '(아슬아슬) 세이프!'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제서야 이 책 이야기를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북리뷰를 할 만큼의 책은 아니란 생각에 어찌 써야 하나 고민하다 질질 끌었다,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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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푸른숲 |
일단 이 책은 딴지일보 종신 총수인 김어준 씨가 여러 고민거리들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들을 모은 책,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루고 있는 고민의 영역들도 다양해서 나/가족/친구/직장/연인으로 나뉘어져 있고, 대략 80개 조금 못 미치는 고민들이 있다. 그리고 간간이 김어준 씨의 짧은 에세이들이 수록되어 있는 구성이다. 저자가 워낙 호쾌한 문장을 구사하는 사람이기도 하거니와, 또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구절들도 있다. 사연들 역시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세상만사 아롱이다롱이일세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들이고.
어쨌든 김어준 씨가 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자기 삶의 명확한 가치를 세우고 주변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소신껏 살되, 책임은 스스로 지라'는 거다. 명쾌하다. 그렇지만. 어딘가 개운치 않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성격 때문인데, 개인적인 친분 관계가 있든 없든 어느 정도 이상으로 신뢰/존경할 수 있는 사람에게 하는 게 인생 상담 아닌가? 사람의 고민이란 건 쉽게 몇 줄로 정리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닐 테니까. 뭐,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는 법이고 핑계 없는 무덤도 없다지만, 그래도 잘 모르는 사람에게 하긴 어렵잖아.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저 사람의 평소 사상과 가치관, 생활상을 보건대 분명 도움이 될 거야(->듣기 싫은 소리를 한다 해도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니까, 내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누가',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주는지에 따라 내가 받아들이는 정도도 달라질 거란 이야기. 그리고 일단 나라면, 김어준 씨에게 메일을 보내 상담하는 등의 일은 하지 않을 테니까. -ㅅ- 또 궁금했던 건, 실제 상담을 청했던 사람들이 이 답변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점.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굳이, 왜 이게 출판까지 되어야 했는지도 궁금하다. 정말로 진지하게 묻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도움이 되는지 혹은 되었는지.)
자기 소신에 따라 행동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분명히 지면서 살면 참 좋겠지. 또 그게 맞는 방식일 테다. 그렇지만 누구나 그렇게 살지 못하니까 고민하게 되는 건데, 좋고 옳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받아들이는 사람까지 고려해야 하는 게 상담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선 그닥 '한 번 읽어보라'고 하고 싶은 책은 아니다. 덧붙여 별로 궁금하지 않은 타인의 고민 어린 사생활을 전 영역에 걸쳐 엿보는 이상한 기분까지 들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진짜로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알고 싶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고민거리를 털어놓기도 하지만, 의외로 상당수는 살짝 확신이 들지 않는 자기 생각에 동조해 주길 바라는 마음 혹은 누군가가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상담을 청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넋두리하듯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가기도 한다. 나야 해당 분야에 대해 잘 모르니 가타부타 말하긴 뭣하나, 진짜 상담은 자기 자신이 해답을 찾을 수 있게끔 함께 이야기해보는 그런 게 아닐까? 거기에 그 사람에 대한 진심을 담은 조언 몇 가지가 곁들여진다면 더 좋을 거고. 그냥 나는, 이 책이 잘 알지 못하는 타인의 삶을 원칙으로 재단하는 것 같아 거슬렸을 뿐이다.
덧1) 요새 서평테스터로 선정되어 받는 책들마다 혹평을 하고 있다, 아주. -ㅅ-; 하지말까보다. 0_0;
덧2) 번역 끝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