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6 20:19
[책과잡담들]
누구나 가지고 있을 자기만의 재능. 저마다 종류도 내용도 제각각이겠으나 나는 나의 재능이 상상력임을 의심해 본 적이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없다. (가끔 엉뚱한 곳으로 생각이 튀곤 해서 본의 아니게 변태 취급도 받고는 있지만.) 그리고 현실적인 형태를 부여받지 못한 생각들을 현실 세계에 소환해 내는 일을 하고 싶었고. 그게 도화지 위가 되었든, 아니면 원고지 위가 되었든지간에 말이다.
그런데 이 상상력이라는 녀석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까닭에 잘 유지하고 또 배양하려면 '적절한 휴식'과 '새로운 경험'이라는 먹이를 주기적으로 줘야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금세 고갈되어 버려서 싱싱하지 못한, 억지스러운 생각들만 머리 속에서 끌려 나오니까. 더군다나 휴식의 경우에는 굳이 상상력에 국한시키지 않더라도,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번에 소개할 책 마지막 휴양지(The Last Resort)는 지금껏 블로그에서 이야기했던 책들 중 가장 물리적인 분량이 짧은, 그림책(!)이다. 총 페이지 수가 48페이지인데다 글꼴도 무지 크고 전체의 대부분이 사실 그림으로 채워져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단, 처음에는.)
상상력을 잃은 화가가 이를 되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인 '마지막 휴양지'. 화가는 어떤 마을의 숙소에서 '이 곳에 오기 전에 어떠한 사람이었으며 무슨 목적으로 여기에 있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이들과 마주친다. 그리고 저마다 자신이 뜻했던 것을 이루고 떠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마침내 잃었던 상상력을 되찾아 다시금 새로운 여행을 떠나게 된다는, 줄거리만 놓고 보자면 단순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미지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그렇지만 이 책의 남다른 점은 역시 그림에 있다. 로베르토 인노첸티는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림작가이기도 한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사실적이고도 탁월하게 그림에 담아낸다. ('에리카 이야기'라는 책을 가장 추천하는 바이나 안타깝게도 국내에 번역되어 들어오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인노첸티의 그림과 함께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을 따라가다보면 이 색다르고 기묘한 곳에서의 낯선 경험들이 꽤나 가깝게 느껴진다. 그리고, 상상하게 된다.
The Last Resort(마지막 휴양지)는, Lost Heart, Rest(잃어버린 마음이여, 쉬어라)는 문장과 구성 철자가 동일하다. 화가처럼 상상력을 되찾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적절한 순간에서의 휴식은 보다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작가의 메시지일 게다. 분량도 길지 않은 이 책과 함께 잠시나마 쉬어가는 것도 좋지 싶어서 추천한다. 나른한 오후, 향기로운 차 한 잔과 함께 보면 더 좋다. 참고로 책에 등장하는 독특한 인물들은 사실 실존인물이거나 유명한 작품의 등장인물을 모델로 한 것이니, 누구일지 '상상'하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다. (책 말미에 정답이 있다.^^)
덧1) 이 책은 교보문고에 가 보면 '어린이 도서'로 분류가 되어 있고 심지어 그 중에서 4~7세용 서가에 꽂혀 있다. 이게 4~7세용이라고!? 0_0;
덧2) 로베르토 인노첸티는 기존 유명 동화들을 그림으로 풀어낸 책도 많이 냈다. 그 중에서도 '호두까기 인형'과 '크리스마스 캐롤'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그림에 목말랐다면 꼭 보시길.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그림은 영혼의 비타민이다. (가지고 있는 책들 중에서 절대 남들에게 빌려주지 않는 책들이 일부 있는데, 인노첸티의 책들이 그러하다. -ㅅ-;)
덧3) 내게 가장 큰 휴식은 '일본'인데, 엄청난 고환율 어택으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매년 봄/가을에 한 번씩은 갔었는데... 금단증상이 서서히 오고 있음.
그런데 이 상상력이라는 녀석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까닭에 잘 유지하고 또 배양하려면 '적절한 휴식'과 '새로운 경험'이라는 먹이를 주기적으로 줘야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금세 고갈되어 버려서 싱싱하지 못한, 억지스러운 생각들만 머리 속에서 끌려 나오니까. 더군다나 휴식의 경우에는 굳이 상상력에 국한시키지 않더라도,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상상력을 잃은 화가가 이를 되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인 '마지막 휴양지'. 화가는 어떤 마을의 숙소에서 '이 곳에 오기 전에 어떠한 사람이었으며 무슨 목적으로 여기에 있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이들과 마주친다. 그리고 저마다 자신이 뜻했던 것을 이루고 떠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마침내 잃었던 상상력을 되찾아 다시금 새로운 여행을 떠나게 된다는, 줄거리만 놓고 보자면 단순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미지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그렇지만 이 책의 남다른 점은 역시 그림에 있다. 로베르토 인노첸티는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림작가이기도 한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사실적이고도 탁월하게 그림에 담아낸다. ('에리카 이야기'라는 책을 가장 추천하는 바이나 안타깝게도 국내에 번역되어 들어오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인노첸티의 그림과 함께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을 따라가다보면 이 색다르고 기묘한 곳에서의 낯선 경험들이 꽤나 가깝게 느껴진다. 그리고, 상상하게 된다.
The Last Resort(마지막 휴양지)는, Lost Heart, Rest(잃어버린 마음이여, 쉬어라)는 문장과 구성 철자가 동일하다. 화가처럼 상상력을 되찾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적절한 순간에서의 휴식은 보다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작가의 메시지일 게다. 분량도 길지 않은 이 책과 함께 잠시나마 쉬어가는 것도 좋지 싶어서 추천한다. 나른한 오후, 향기로운 차 한 잔과 함께 보면 더 좋다. 참고로 책에 등장하는 독특한 인물들은 사실 실존인물이거나 유명한 작품의 등장인물을 모델로 한 것이니, 누구일지 '상상'하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다. (책 말미에 정답이 있다.^^)
덧1) 이 책은 교보문고에 가 보면 '어린이 도서'로 분류가 되어 있고 심지어 그 중에서 4~7세용 서가에 꽂혀 있다. 이게 4~7세용이라고!? 0_0;
덧2) 로베르토 인노첸티는 기존 유명 동화들을 그림으로 풀어낸 책도 많이 냈다. 그 중에서도 '호두까기 인형'과 '크리스마스 캐롤'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그림에 목말랐다면 꼭 보시길.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그림은 영혼의 비타민이다. (가지고 있는 책들 중에서 절대 남들에게 빌려주지 않는 책들이 일부 있는데, 인노첸티의 책들이 그러하다. -ㅅ-;)
덧3) 내게 가장 큰 휴식은 '일본'인데, 엄청난 고환율 어택으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매년 봄/가을에 한 번씩은 갔었는데... 금단증상이 서서히 오고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