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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9 00:07

간만에 짧은 잡담. (그렇지만 대체로 잡담성 글이라 염치가 초큼 없다.)

사실 나는 '독서가'보다 '도서 수집가' 쪽에 더 가까운 게 아닐까 싶은 것이, 책을 사들이는 속도를 읽는 속도가 도저히 따라가질 못한다. 괜찮겠다 싶은 책이 있으면 일단 사고 보는 성격인지라. 서점에 가서 목차를 대충 훑어보고 앞의 몇 페이지 읽은 후에 덥석 집어드는 습성이 있다. 그렇게 산 책들 중 읽다가 영 아니다 싶어 성의 없이 건성으로 읽고 던지는 것들도 적지 않고. 보석을 발견한 것 같은 기분에 나중에 정독해서 읽어야지 하고 고이고이 아껴두었다가 영영 모셔두고만 있는 책들도 제법 되고. (블로그에 평 올려야지 생각해두었다가 잊어버린 책들도.- -) 이렇다 보니 방이 점점 창고화되어 가고 있어서, 얼마 전엔 침대를 빼고 책장을 하나 더 들일까 진지하게 고민도 해봤다. 물론, 마마님께 바로 퇴짜맞았지만.

그래도 이번 연휴엔 제법 행복했다. 쌓인 책들 정리하고, 내키는대로 아무 거나 집어들어 읽고, 읽다 잠드는 그런 연휴였으니. 무언가 읽어야 할 텍스트들이 여전히도 곁에 있다는 건 생각보다 행복한 일이고, 또 그만큼 삶에 대한 의무감을 하루하루 연장시켜 준다. 그래서 나는, 다 읽어내지 못할 걸 뻔히 알면서도 계속해서 사고 또 사는 건지도.

지금 상황에서는 도저히 실현 불가능하고, 또 그 언젠가 가능해질지조차 알 수 없지만,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 나오는 부흐링 족처럼 살고 싶다.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