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09 12:02
[책과잡담들]
가끔, 스스로의 ‘작고 얕음’에 주저앉게 되는 때가 있는데 서가에서 예전에 사 두었다가 읽지 못한 책을 발견하는 그런 경우다. 개인적으로 ‘콜렉터’적 기질이 강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겠지만은 시간이 없어서 읽지 않은 게 아니라 독해 능력이 도저히 안 되어서 읽지 못하다가 잊고 있었던 책들이 출토(!)되는 날이면 무어라 형언 불가한 자괴감에 빠진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인, 예전에는 읽지 못했던 책을 이제와 읽을 수 있게 되면 매우 기쁘지만) 그래도, 도저히 읽어내지 못할 것만 같은 책을 오랫동안 공들여가며 독해하고 난 후의 그 쾌감에 비할 행위가 또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책읽기는 상당히 자학적인 취미일지도 모른다. 꾸준한 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위한 책읽기를 위해서는 고통을 즐기는 방법 또한 체득하는 수밖에.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 덕분에 한동안 또 자학적 책읽기를 하게 될 토양이의, 기쁨에 찬 푸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