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전체 (197)
책과잡담들 (140)
일본이야기 (30)
음식및기타 (21)

rss


2008/04/13 22:56
대략 한 달 정도 전에 블로그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글을 썼다. 그리고 그 글을 쓴 것을 본격적인 계기로 삼아 이 블로그를 도대체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를 두고 생각을 꽤 많이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간단하게 답이 나왔다. 좋아하고, 즐겨하고, 잘하는 것(혹은 잘 하고 싶어하는 것)을 주제로 삼으면 되는 거였다. (남들이 백날 말해봤자 본인이 돈오점수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 -)

정리를 해보니 음식, 일본, 그리고 책이 남았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다 안고 가는 건 사실 무리다. 나는 상당히 하나에 몰두하는 캐릭터라 관심거리를 분산시켜 놓으면 죽도 밥도 안 되기 때문에. 그래서 하나하나 따져보기로 했다.

우선 음식. 좋아하지. 죽고 못사니까. 그렇지만 나는 날마다 맛집을 찾아 다니지도 않고, 평일에 약속 잡는 거 별로 안 좋아하고, 주말에 가는 곳은 늘 정해져 있어서 뭔가 포스팅 거리를 꾸준히 찾아내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그래서 패스.

다음은 일본. 언젠가 포스팅할 일이 있겠지만 내가 일본이라는 덩어리를 접하게 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고, 그 때 이후로 꽤 커다란 영향을 미쳐 왔기 때문에 빼놓을 수는 없겠지.만. 결정적인 건 나는 지금 일본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 내가 일본을 접하는 현재 경로는 각종 드라마와 버라이어티, 아사히닷컴(온라인), 그리고 여러 책들인데, 일본 TV에 관한 걸 포스팅할 만큼 많이 보지도 않을뿐더러 굳이 포스팅할 이유도 모르겠다. 일본 뉴스를 정리해 올려볼까도 생각했고 실제로 해보았는데 별로 남는 게 없다. 책이 아닌 이외의 수단으로 일본 이야기를 풀어놓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는 이야기.

마지막으로 책. 곰곰이 따져보니 한 달 생활비의 두 번째(로 많이 나가는) 항목을 차지한 게 책이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하는 게 그림 그리거나 책 읽는 것. 주말에도 약속 시간을 제외하면 책을 읽는다. 활자중독까지는 아니더라도, 책을 꽤 오래 읽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고갈되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읽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읽은 책 리뷰를 중심으로 블로그를 꾸려보기로 결정했다. 다만 나는 읽는 책의 분야가 좀 한정적이다. 우선 실용서는 읽지 않고, 소설도 일본계 추리소설 외에는 읽지 않는다. 언젠가 내 책의 6~70% 가량이 인문계열 책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그 말마따나 역사&철학 책을 가장 많이 읽는다. 그리고 가끔 사회과학서적. 따라서 블로그에 올릴 책들도 주로 인문/사회과학 서적이 되지 않을까 막연하게나마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이기도 하고.

하지만 인문사회서적 리뷰가 소설 리뷰보다 좀 더 에너지를 요구하는 까닭에 얼마나 자주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 ) 그렇지만 일단 방향을 정하고 나니 무언가 포스팅을 계속 올려야 한다는 알 수 없는 강박에서 다소 벗어난 듯 하여 홀가분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른 글들을 아예 올리지 않겠다는 단언은 아니다. 나도 가끔은 맛난 거 먹고, 가끔은 영화도 보고, 가끔은 일본 이야기도 쓴다. - ㅜ)


고인 물은 언젠가는 썩는다. 썩지 않으려면 흘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과 사유의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시켜야 한다. 그리고 소통해야 한다. 나는 이 모든 행위의 중심에 책읽기가 있다고 믿는다.